'거치다'와 '걷히다' 구별하기
1. '거치다'와 '걷히다'
'거치다'라는 단어는 '어디를 지나가다'의 뜻입니다. '어떤 단계를 밟음'이라는 의미도 있습니다. 그리고 '걷히다'라는 단어는 '걷다'에 '히'가 들어간 것입니다. 단어에 '-히'가 들어가면 '무엇 무엇하게 하다'나 '무엇 무엇을 당하다'라는 의미가 생깁니다.
2. 거치다
'거치다'라는 단어의 품사는 동사입니다. 그 의미는 '무엇에 걸리거나 막히다', '마음에 거리끼거나 꺼리다'라는 의미가 있습니다. 그리고 '~을'과 함께 쓰일 때는 '오가는 도중에 어디를 지나거나 들르다', '어떤 과정이나 단계를 겪거나 밟다', '검사하거나 살펴보다'라는 뜻도 있습니다.
예문
칡덩굴이 발에 거치다.
가장 어려운 문제를 해결했으니 이제 특별히 거칠 문제는 없다.
부산을 거쳐 울산으로 가다.
학생들은 초등학교부터 중학교, 고등학교를 거쳐 대학에 입학하게 됩니다.
기숙사 학생들의 편지는 사감 선생님의 손을 거쳐야 했습니다.
3. 걷히다
'걷히다'는 '걷다'의 피동사입니다. 그 의미는 '구름이나 안개 등이 흩어져 없어지다'라는 의미와 '비가 그치고 맑게 개다'라는 의미가 있습니다.
예문
멀리 눈 덮인 산봉우리에서 서서히 안개가 걷히고 있었다.
소나기가 그치고 구름 걷힌 하늘에 햇살이 비치기 시작했다.
새벽에 집을 나서, 버스를 타고 전철에서 나와 역에서 기차를 탈 때까지도 어둠은 걷힐 줄 몰랐다.
또한 부정적인 성격을 띤 것이 '말끔히 해소되어 없어진 상태가 되다'라는 의미도 있습니다.
예문
그제야 비로소 나에 대한 혐오감과 열등감과 불만의 벽이 말끔히 걷히는 것 같았다.
이곳에 오면 세상과 인간에 대한 끝없는 절망이 걷히고, 태고의 눈부신 광명이 변함없이 있음을 살펴 다시금 안심하게 됩니다.
그리고 옷이나 천이 '드리워진 부분이 위쪽으로 개켜지거나 말리다', 무엇이 '가리거나 덮고 있다가 열어 젖혀지거나 벗겨지다', 무엇이 '깔려 있거나 풀려 있다가 접히거나 말려서 한쪽으로 치워지다', 사람이 벌인 일이나 별여 놓은 판이 '끝나서 정리되다'라는 의미도 있습니다.
예문
소매가 어깨까지 걷혀 있어서 그의 근육질 팔뚝이 시원하게 드러났다.
장막이 걷히고 무희들의 화려한 쇼가 시작되었다.
젊은이들의 화투판이 걷히자 어른들의 꾸지람이 시작되었다.
또한 돈이나 물품이 사람이나 단체에게서 '받아 모이다', 다 익은 곡식이나 열매가 '수확되어 한 곳에 모아지다', 널려 있거나 흩어져 있는 것들이 '한데 모아지다'라는 의미가 있습니다.
예문
학교를 증축할 기부금이 꽤 많이 걷혔다.
사과가 모두 걷혔으면 크기에 따라 분류해서 바구니에 따로 담으시기 바랍니다.
다시 아이 방을 열었을 땐 방안 가득 널려 있던 옷가지들이 걷혀 차곡차곡 정리되어 있었다.
4. 결론, '거치다'와 '걷히다'
'거치다'는 '걷히다'와 구별해서 적어야 합니다. '거치다'는 '무엇에 걸려서 스치거나 경유하다'의 의미를 갖는 데 비해 '걷히다'는 '걷다'의 피동으로 '수거'의 의미를 가진다고 기억하면 됩니다. 여기까지 '거치다'와 '걷히다'에 대해 알아봤습니다.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