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숙맥'과 '쑥맥' 어떤 것이 올바른 말?
1. '숙맥'과 '쑥맥'
'숙맥'과 '쑥맥' 중 어떻게 쓰는 것이 올바른 말일까요? '사리 분별을 못 하고 세상 물정을 잘 모르는 사람', '콩과 보리를 아울러 이르는 말'이라는 뜻으로 사용되는 말입니다.
2. 숙맥
'숙맥'이라고 쓰는 것이 올바른 말입니다. 이 말을 '쑥맥'이라고 잘못 사용하지 않도록 해야 하겠습니다.
'숙맥'이라는 말은 '숙맥불변'에서 유래된 말입니다.
'숙맥불변'은 한자말로 '菽麥不辨'이라고 씁니다. '콩 숙, 보리 맥, 아닐 불, 분별할 변'이라는 말입니다.
이 말은 콩인지 보리인지 구별하지 못한다는 뜻으로, 사리 분별을 못 하고 세상 물정을 잘 모른다는 것을 뜻하는 말입니다.
'쑥맥'이라는 말은 청각적 인상을 강하게 하기 위해 첫 음을 된소리로 표현한 말입니다. 하지만 우리말에서 잘못된 된소리 발음은 표기에 반영하지 않고 원래 형태대로 쓰는 것이 맞습니다.
따라서 '숙맥'이 올바른 표현입니다.
예문
그는 세상 물정을 모르는 숙맥입니다.
그는 사람들 틈에 끼어 숙맥처럼 아무 말도 하지 못하고 내내 어색한 표정만 짓고 있었어요.
숙맥이 그걸 모르고 점순이의 키 자라기만 까맣게 기다리지 않았나.
-출처 《김유정, 봄봄》
3. 어원 '숙맥불변' 이야기
춘추시대 진나라 왕족 주자에게는 형이 있었습니다. 왕이 되어야 했던 형은 조금 모자랐지만 주자는 형을 왕으로 모시려고 최선을 다했다고 합니다.
어느 날, 주자가 형 앞에 콩과 보리를 쏟아놓고 알려주었습니다.
"형님, 이렇게 크고 둥글둥글한 게 콩입니다."
주자는 콩을 자세히 설명했습니다. 형은 고개를 갸우뚱거리며 들었지요. 그리고 이렇게 말했습니다.
"그건 보리 같은데?"
주자는 답답했지만 화를 내지는 않았습니다. 그리고 보리를 들고 부드럽게 잘 설명했습니다.
"형님, 이것이 보리입니다. 콩보다 작고 생긴 것도 납작해요."
주자는 몇 번이나 되풀이해서 콩과 보리를 설명했다고 합니다.
그렇게 한참을 설명하고 열심히 들었던 형은 이제는 구별할 수 있다는 듯 고개를 끄덕였습니다.
"아! 이제는 알겠어. 둥글고 큰 것이 콩이고 납작하고 작은 것이 보리구나?"
주자는 가르친 보람이 있어서 만족스러운 얼굴로 웃었다고 합니다.
그리고 다음 날이 되었습니다.
주자는 형님에게 이렇게 부탁했지요.
"형님, 창고에서 콩 좀 꺼내 주세요."
착한 형님은 얼른 창고로 가서 주자가 이야기한 것을 부대로 들고 왔습니다.
그런데 그 부대를 펼쳐 본 주자는 그 안에 가득 들어 있는 보리쌀을 보고 어이가 없었지요.
결국 형님을 왕으로 모실 수 없게 된 신하들은 주자를 왕으로 모셨다고 합니다. 그렇게 왕위에 오른 그는 진나라 도공으로 불렸습니다.
옛 한자 숙어에 '숙맥불변'이라는 말은 '콩과 보리도 구별하지 못한다'라는 뜻입니다.
주자의 형님처럼 콩과 보리도 가려서 알지 못할 정도로 어리석고 못난 사람을 가리켜 '숙맥'이라고 하는 것입니다.
요즘에는 이 말을 애정 어린 핀잔으로 사용하기도 합니다. 그리고 이성에게 용기 없는 남자를 가리켜 숙맥이라고 부르기도 한답니다.
4. '숙맥' 속담
숙맥이라는 말이 들어 있는 속담으로 '숙맥이 상팔자'라는 말이 있습니다.
이 말은 콩인지 보리인지 구별하지 못하는 사람이 팔자가 좋다는 뜻으로, 모르는 것이 마음 편함을 비유적으로 이르는 말이랍니다.
5. 결론 '숙맥' 정리
'숙맥'이라는 말은 사리 분별을 못 하고 세상 물정을 잘 모르는 사람을 가리키는 말입니다. 사자성어 '숙맥불변'에서 유래된 말입니다.
흔히 쓰는 '쑥맥'은 틀린 말이라는 것을 꼭 기억하시기 바랍니다.
예문
<소개팅 자리에서 처음 만난 남녀를 두고>
둘 다 숙맥처럼 그렇게 앉아만 있을 거야?
여기까지 '숙맥', '숙맥불변'에 대해 알아봤습니다.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