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서평 쓰기
'책 읽기'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는 것은 당연합니다. 왜냐하면 책 속에 모든 길이 있기 때문입니다. 우리가 가고 싶은 지름길도 물론 책 속에 있습니다.
책을 좀 더 잘 읽는 방법, 좀 더 고급스럽게 읽는 방법으로 서평 쓰기를 소개합니다.
2. 서평 정의하기
책을 읽고 독자의 생각을 적은 글을 서평이라고 정의할 수 있다.
그건 독후감이라고 말하는 사람도 있지만, '동기-줄거리-느낀 점'으로 이루어진 기존의 독후감 양식에서 벗어난 새로운 글쓰기라는 점에서 '서평'이라는 단어를 사용합니다.
서평의 사전적 의미는 책의 수준을 평가하는 글이라는 뜻이지만, 실제로 서평이라는 이름으로 발표되는 글을 보면 어떤 사람이 책을 읽고 자신의 생각을 담아 쓰는 글 전체를 아울러 가리키는 말임을 알 수 있습니다.
독후감이 자유롭게 쓰는 글이라면, 서평은 독자가 읽을 것을 생각해 두고 쓰는 글입니다.
서평을 쓰고 나면 학생들도 책 읽는 눈썰미와 솜씨가 눈에 띄게 달라집니다.
그리고 책 내용을 더 잘 기억합니다. 책에 대해 친구와 이야기를 나눌 때 그 내용을 사회 현실과 자기 삶에 적용할 줄도 알게 됩니다.
독서가 책 자체에 머물러서 현실과 사회로 나가거나 우리 삶 속으로 들어오지 않는다면, 그것은 숨 쉬지 않는 박제된 물고기와 같은 책 읽기라고 국어 선생님들의 국어 선생님이신 송승훈 선생님은 「나의 책 읽기 수업」이라는 책에서 말씀하셨습니다.
학생들은 서평을 쓰면서 책을 고급스럽게 읽는 연습을 하게 됩니다.
3. 서평 쓰기 글감 마련을 위한 질문
명장면(명대사)
책을 다시 한번 살펴보면서 마음에 드는 부분, 마음에 들지 않는 부분, 감명받은 부분, 말도 안 된다고 생각한 부분, 재미있는 부분, 재미없는 부분 등등 어떤 식으로든 기억에 남는 부분을 적습니다. 어떤 부분이든 괜찮지만, 그 부분이 기억에 남은 이유를 최대한 자세히 써 봅니다.
첫 느낌!
자신이 읽은 책의 이름, 저자, 출판사를 소개하고 자신이 이 책을 처음 봤을 때의 느낌을 솔직하고 편안하게 적어 봅니다.
누구냐, 너?
저자 소개나 머리말, 인터넷 검색을 통해 책이나 저자에 대해 알게 된 내용을 정리해 봅니다. 책이나 저자에 대해 미리 알고 있던 사실이 있다면 함께 씁니다.
데자뷔
책 속 내용과 비슷한 경험이 있다면 언제, 어디서, 무슨 일이 있었는지를 생생하게 써 봅니다. 친구의 경험을 적어도 상관없습니다.
링크 링크
책의 내용과 관련된 세상일을 찾아봅니다. 다른 책, TV 프로그램, 뉴스, 신문 기사, 영화, 음악, 인터넷 정보 등을 찾아보고 자신의 생각을 덧붙여 봅니다.
달라졌어! 깨달았어!
책을 다 읽은 후 새롭게 깨달은 점이 있으면 적어 봅니다. 책을 읽기 전과 책을 읽은 후, 내 생각이 어떻게 달라졌는지 자세히 풀어씁니다. 교훈적이고 뻔한 이야기보다 특별한 나만의 이야기가 더 좋습니다.
저의 점수는요?
이 책이 지닌 가치를 평가해 봅니다. 이 책을 살지 말지 고민하는 친구에게 도움이 되는 말들을 적습니다. 근거는 책 내용 안에서 찾아 내 말에 대한 설득력을 높여 봅니다.
도대체 왜?
글쓴이가 이 책을 왜 썼을까 생각해 적어 봅니다. 그리고 저자의 생각에 대한 자신의 생각을 자유롭게 씁니다. 글쓴이의 생각에 동의해도 좋고, 비판해도 좋습니다.
기타 등등
그 외에 이 책에 대해 하고 싶은 말을 아무거나 써봅니다.
4. 퇴고하기 안내문
쓰고, 읽고, 다듬어서 완성하기
1. 서평은 아직 그 책을 읽어 보지 않은 사람들을 대상으로 그 책이 어떤 책인지, 또 읽을 만한 책인지를 알려 주는 글입니다. 따라서 서평에는 책에 대한 소개와 평가가 반드시 들어가야 합니다. 소개란 책이 무슨 내용을 어떤 식으로 다루고 있는지를 알려 주는 것입니다. 평가란 이 책이 자신에게 도움이 되었는지, 재미가 있는지, 다른 친구들에게 권할 만한지, 혹은 특히 어떤 사람이 읽으면 도움이 될지 등 이 책에 대한 자신의 판단을 설명하는 것을 의미합니다. 어렵게 느껴진다면 영화 리뷰나 인터넷 쇼핑몰의 상품평을 떠올려 보시기 바랍니다.
2. 책 내용 요약은 30퍼센트 미만, 자신의 생각과 경험은 70퍼센트 이상이 되도록 적어 주세요. 서평은 책에 관한 글 이전에 여러분 자신의 글이 되어야 합니다. 그리고 자신의 경험을 적을 때는 그때 일이 눈앞에 그려지듯이 생생하게 씁니다. 생각, 의견, 평가를 적을 때는 자신 있고 분명하게 쓰되 반드시 근거를 밝혀 써야 합니다. 그러기 위해 가장 주의해야 할 점은 '-것 같다'라는 말을 쓰지 않는 것입니다. '-것 같다'가 많은 글은 신뢰가 가지 않을 뿐 아니라 글을 쓰는 사람의 생각을 둔하게 만듭니다.
3. 이 글을 누가 읽게 될지 계속 떠올리며 쓰세요. 글쓰기는 이 글을 읽는 사람과 대화하는 것과 같아요. 대화 상대가 누구냐에 따라 우리의 말투가 달라지듯이 독자가 누구인가에 따라 글이 달리 써지지요.
글을 쓰기 전에는 항상 내 앞에 마주 앉은 누군가에게 이야기를 해 주는 것이라고 상상하라, 그리고 그 사람이
4. 글의 마지막 부분에서 멋진 말, 훌륭한 말을 쓰고 싶은 마음을 조심하세요. '모두 함께 노력해야 한다.'와 같은 방식으로 안이하게 마무리된 글은 대개 겉만 그럴듯할 뿐 설득력 없는 글이 되고 맙니다. 자신의 소개와 평가를 솔직하고 분명하게 밝히는 것으로 충분합니다.
5. 글이 완성된 뒤에는 각 단락의 길이를 서로 비교해 보세요. 단락마다 길이가 많이 차이 나면 좋은 글이 되기 어렵습니다. 그럴 때는 각 단락의 중심 내용을 딱 한 문장으로 요약해 보고, 요약이 어려운 단락은 다시 나누어 보세요.
5. 서평 쓰기를 시작하는 여러분에게
여러분이 읽은 책을 처음 접한 독자의 입장에서, 이상하고 궁금하고 재미나고 매력적인 부분을 찾아 쓰세요. 그리고 스스로 그 부분에 대해 질문해 보세요. 최소 두 번 정도의 고쳐쓰기를 해야 합니다.
이 과정 속에서 더 쉽고, 더 구체적이며, 더 매력적인 글을 쓸 수 있게 됩니다. 서평 쓰기는 결코 편안하지 않습니다.
그러나 이 힘든 시간을 통해 우리는 글쓰기 능력과 생각하는 힘을 단단하게 키워나갈 수 있습니다.
개성과 고민과 감동과 솔직함으로 가득한 멋진 새로운 글이 서평입니다.
공부는 인간으로서 최대한 의미 있게 살아가기 위해서 하는 겁니다. 학위를 따려고, 시험에 합격하려고, 취직을 하려고 공부를 할 때도 있지만 공부의 근본은 인생의 의미를 만들고 찾는 데 있다고 저는 믿습니다. 그래서 책을 읽고 공부를 할 때는 내가 삶을 살아가는 태도를 결정하는 데 참고할 수 있는 것들을 찾아야 합니다.
유시민의 '공감 필법' 중에서
여기까지 서평 쓰기에 대해 알아봤습니다. 읽어 주셔서 감사합니다.
※ 출처
송승훈, 나의 책 읽기 수업, 나무연필, 2019.
김주환, 구본희, 한 학기 한 권 읽기 어떻게 할까?, 북멘토, 2018
경기도중등독서교육연구회 교사 모임, 송승훈, 김진영, 김현주, 김현민, 함께 읽기는 힘이 세다, 서해문집, 20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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